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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와 누전 2 - 전문가라고? 내 집을 망가뜨린 그들의 말에 환멸을 느낀다Jangineer's PMP - 삶의 프로젝트 2025. 4. 25. 12:01
이번에 집에서 전기 누전 문제가 발생했다.
누전차단기는 자꾸 내려가고, 콘센트 주변은 습기에 노출돼 있었다.
그리고 그 원인을 파고들면서 믿기 힘든 사실과 마주했다.콘센트에 접지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도 한두 군데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가 불완전했다.시공업자는 말한다.
“원래 접지가 안 돼 있었어요.”
"접지 안 해도 돼요."
“공사한지 오래되어 기억이 안 나요.”
“법적으로 문제 없어요.”
“저희가 설치한 게 아닐 수도 있어요.”그때 느꼈다.
아, 이 사람은 기술자도, 전문가도 아니구나.나는 환멸을 느꼈다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이
문제를 감지하지도 못했고,
감지한 뒤에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책임을 묻자 감정부터 들먹였다.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태도의 문제고, 철학의 부재다.나는 유압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이다.
드레인(Drain) 유로 하나 막히면 전체 유압회로가 무너지고,
실린더가 폭주하고, 펌프가 타버린다.
그래서 하나라도 누락된 요소가 있으면
그건 ‘작업 실수’가 아니라 ‘설계의 실패’다.전기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접지가 하나 없으면,
그건 콘센트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이 무너지는 구조적 결함이다.그런데 그걸 시공한 사람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다.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변명한다. (실제로는 명백히 위법이다)법은 기준이 아니다.
그건 겨우 ‘최소한의 상식’일 뿐이다.
진짜 전문가라면 법보다 구조를 먼저 본다.
사람이 사용하는 공간이라면,
기준보다 ‘사고 날 가능성’을 더 민감하게 고려해야 한다.전기 시공자는 내 집 안에 위험 요소를 남겼고,
나는 그 사람을 믿었고, 내 가족은 그 공간에서 살아왔다.
그러니 이건 단순한 시공 하자가 아니라,
신뢰의 붕괴였고, 전문가라는 이름에 대한 모독이었다.기술자와 전문가, 무엇이 다른가?
기술자(작업자) 전문가 일을 끝낸다 구조를 완성한다 문제 생기면 빠진다 문제 생기면 책임진다 법만 안 어기면 된다고 생각한다 법 이전에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결과만 본다 과정과 구조를 설계한다 이번 사건은 나에게 아주 분명한 기준을 남겼다.
“기술은 누구나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책임지는 태도는 훈련으로 배울 수 없다.
그건 철학이고, 그 철학이 없다면 그는 전문가가 아니다.”지금 나는 그 기술자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
그는 전문가가 아니었다.그리고 나는
더 이상 그런 사람에게
내 가족의 안전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내가 환멸을 느낀 건 기술 부족이 아니라,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였다.”“전문가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책임감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 나는 안다.
기술은 결국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하며,
내가 세우는 시스템은
내 가족이 기대어 살아갈 공간이란 걸.'Jangineer's PMP - 삶의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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