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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지와 누전 4 - 원칙/감정 + 사건일지 + 전기반장Jangineer's PMP - 삶의 프로젝트 2025. 4. 26. 21:11
원칙과 기준, 감정에 대하여 - 집 수리 에피소드를 돌아보며
이번 집 수리 문제를 겪으면서,
나는 기준과 원칙, 사실만으로 문제를 보려고 했다.구조적으로 문제를 정리하고,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했다.하지만 막상 사람과 얘기해보니,
상대방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움직이고 있었다.'아, 문제는 기준으로 해결하지만,
사람은 감정으로도 다뤄야 하는구나'
그걸 새삼 느꼈다.기준 없는 감정은 흔들리고,
감정 없는 기준은 멀어진다.이번 일로 나는
사건은 원칙과 기준으로,
사람은 감정으로 본다는 단순한 원칙 하나를
내 안에 더 확실히 새겼다."원칙과 기준으로 사건을 보고, 감정으로 사람을 본다."
▣ 사건일지: 2025년 4월, 우리집 전기 접지 문제
<2025.04.21(월), 사건 발생>
- 분전반 누전차단기(ELB) OFF, ON 시켜도 잠시 뒤 다시 OFF, 누전 의심.
- 관리사무소 전기반장 점검 결과, 누전 의심.
- 싱크대 하부 배관 밀집지역에 설치된 멀티탭 의심.
- 접지 시공도 누락되어 위험하니 해당 전원선 차단 후 임시 조치.
전기반장의 푸념:
"접지선 다 있는데, 콘센트 교체하면서 왜 접지 안 하는지..."
<2025.04.22(화), 대책 수립>
- 인테리어 시공업체 사장에게 전화하여 상황 설명.
- 사장 왈:
"시간 봐서 오늘, 내일 중 방문하겠다."
<2025.04.23(수), 시공업체의 안일한 인식>
- 집사람이 다시 전화하니 그제서야 본인 퇴근길에 방문.
- 씽크대 하부 멀티탭 : 자신들이 시공하지 않았고, 원래 있던 거라고 주장.
- 접지 누락 : 기존에도 없어서 접지하지 않았다고 답변.
- 수리 비용 20~30만원 예상이라고 언급.
느낀 점:
전문가로 기대했지만,
확인도 없이 무성의한 대응과 안일한 인식만 확인.내가 개발하고 있는 건설기계의 전기시스템 참고 + 관련 기준/법규 검색 →
접지 누락 및 위험지역 콘센트 설치는 심각한 위법임을 재확인.<2025.04.24(목), 본격적인 행동>
- 민원서류 작성 완료 (구청, 전기안전공사, 전기공사협회, 소비자원).
- 관리사무소 전기반장의 현장 점검 의견 공식 문서로 확보.
시공업체에 엄중 경고 문자 발송 (감정 없이, 사실만 기록):
"사장님, 안녕하세요.
집사람 얘기로는 접지 누락도 문제없고, 씽크대 하부 설치된 멀티탭도 문제없고, 누전 수리비용도 내라고 하셨다는데...
제가 확인 해보니, 전기/소방법 위반으로 보입니다.
향후 문제없도록 완전하게 보상수리가 되지 않으면 관련기관에 민원 넣을 생각입니다."시공업체 사장 반응:
- 아침부터 문자 보고 기분 나빴다고 전화.
"누구한테 무슨 말 듣고 이런 문자 보내냐",
"공사하면서 정도 쌓았는데 섭섭하다",
"선생님이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나의 대응:
"기분 나빴다면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정 싸움할 때가 아닙니다.
제 가족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문제부터 해결하고, 감정은 나중에 다시 살피겠습니다."<2025.04.25(금), 시공업체 재방문 수리>
- 집사람 왈:
어디가 문제인지 찾지 못하다가, 어디 다녀온 뒤에야 신속하게 마무리.(내가 알려준 전기반장 찾아갔더라.)
누전 부위 수리,다른 콘센트 접지 누락 지적하니, 그제서야 콘센트 열고 접지선 연결.
"굳이 접지 안해도 되는데..."사장 통화 내용:
작업 내용 설명.전기반장에게 추가 점검 요청:
"인테리어 사장이 찾아왔길래, 작업방법 알려줬다."
"현 상태에서는 이게 최선이다."
"분전반 신품으로 교체하면 앞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나는:
분전반 교체 및 추가 점검 의뢰.<2025.04.26(토), 수리 시공 후 확인>
나의 문자 발송:
사장님, 안녕하세요.
어제 작업하신 내용 확인했습니다.- 싱크대 하부 멀티탭: 외벽에서 씽크대 내벽으로 이동 및 접지. 배관과 충분하지 않지만 일정 거리 이격.
- 기존 콘센트 접지: 기존에 있던 접지선 연결.
- 신규 설치 콘센트 5곳(아일랜드, 김치냉장고, 세탁기/건조기, 오븐/전자레인지, 에어컨/실외기): 접지선 없음.
- 화장실 2곳 콘센트: 인테리어 시공시 접지선 없었거나 제거. 확인불가.
성심껏 대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완전하지 않지만, "이 정도면 큰 문제없다"는 의견 수용하겠습니다.
참고로 관리사무소 전기반장님을 통해 분전반 새것으로 교체하고 점검 받겠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점심시간에 전화드리겠습니다.
지난번 통화시 남아있는 오해는 풀어드려야 해서... 감사합니다.<2025.04.27(일, 오전), 분전반 교체 및 최종 점검>
- 분전반 및 외부차단기 신품 교체 및 점검 완료.
- 인덕션 접지 추가 완료.(최신 인덕션은 접지 없으면 동작 안 된다고 함)
- 씽크대 하부 멀티탭 위치 추가 조정 완료.
- 화장실은 대부분 전등에서 라인 따서 콘센트 연결해서 거의 접지 없다고 함. 단, 드라이어 등 욕실용 제품은 접지없이 사용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단다.(정말 전원 코드에 접지없음)
- 관리사무소 전기반장 왈:
"이 정도면 괜찮다."
"향후 문제 생기면 바로 오겠다. 사무실이 같은동 같은호라인 지하에 있다"
"민원 넣지마라. 그래도 인테리어 사장 어쩌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더라."느낀 점:
- 공사하는 사람(돈 벌려는 사업자, 빠른 처리)과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월급쟁이 기술자, 안전수칙 준수) 사이에도 인식 차이가 크다.
- 누전차단기(ELB) + 소형회로차단기들(MCB) 구성된 분전반은 최후의 보루.
- 접지 없으면 ELB 성능이 제한되지만, 그래도 마지막 안전장치.
- 전자제품 회사들이 사고 최소화를 위해 엄청 노력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2025.04.27(일, 오후), 마지막 양심에 호소>
인테리어 사장께 문자로 조용히 진심 전달:
사장님, 안녕하세요.
이번 일로 신경 많이 쓰셨을 텐데, 저도 마음이 편하진 않습니다.
처음에 강하게 말씀드렸던 건,
남의 말 듣고 건수 잡으려 했던 것도,
보상금을 바랬던 것도 아닙니다.
안전 앞에 어떠한 타협도 없는 근무환경에서 건설기계를 개발하고 있고,
접지를 포함한 안전 규정이, 생명과 직결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번에도 같은 관점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전과 책임시공의 범위를 따져 묻는 저에게,
"그렇게 안 봤는데,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는 말씀 이제는 이해됩니다.
사장님께서 노력해주신 점은 존중하며,
이번 일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불경기인데, 사장님 사업도 안전하게 잘 꾸려가시길 바랍니다.
이 문자로 마무리하고, 전화는 드리지 않겠습니다.
전 글로 정리하는 게 더 익숙해서요...
감사합니다.
참고로 분전반/외부차단기 신품 교체, 인덕션 접지 추가, 씽크대 하부 멀티탭 위치 추가 조정 했고,
접지없는 콘센트는 차단기능있는 멀티탭 사용, 욕실 제품은 모두 접지가 필요없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하네요.
이번에 공부 제대로 했네요.인테리어 사장 답변: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글 내용 충분히 이해합니다.
안전에는 어떠한 말이 필요없는게 당연합니다.
저도 현장일을 하다보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문제가 생길 때도 있어요.
그래서 일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생각합니다.
아무튼 앞전에 일들은 마음에 두지 않을 겁니다.
사장님은 어떻게 보셨는지 몰라도
저는 사장님이나 사모님에 대해서 좋게 생각했던 부분이라서
그런 말씀이 조금은 서운했나봅니다.
앞으로도 생활하다가 다른 문제가 있으시면 연락주시면
해결방법을 찾으면 될 것 같아요.
주말 잘 보내세요.업체 사장도 품격을 지켰다.
전기공사 외주를 맡긴 인테리어 업체 사장 입장에는 좀 억울할 수도 있지만,
결국 이 공사의 총 책임자는 본인이라는 걸, 그래도 알고 있는 것 같다.
처음 공사할 때 나의 무리한 요구도 유연하게 받아 줬는데, 나도 살짝 미안하다.
주말에 만나 술 한잔 하기로 하려다... 좀더 시간을 가져야겠다.
취기에 더 큰 싸움 날 수도 있겠다.
사건을 마무리하며
- 업계 관행으로 포장된 무지와 전문성/도덕성 결여를
- 스스로 깨우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한다.
3. 아파트 전기반장에 대한 기록
<전기반장의 결정적 역할>
이번 사건을 되돌아보면,
관리사무소 전기반장이 없었더라면 해결은 훨씬 어렵거나, 훨씬 오래 걸렸을 것이다.전기반장은
- 초기 누전 진단(위험 상황임을 정확히 인지함),
- 위험 전원라인 임시 차단,
- 수리 방향 조언,
- 수리 이후 최종 점검,
- 공식 문서로 객관적 사실화까지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지원해줬다.
돈을 벌기 위해 공사하는 시공업자와
공공시설을 지키기 위해 기술을 지키는 관리기술자의 차이를
이번 사건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진짜 전문가란, 기준과 원칙을 알고 조용히 지키는 사람이다.
이번 사건의 진짜 해결사는 전기반장이었다."'Jangineer's PMP - 삶의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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