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정리가 아니다. 나는 책장을 통해 나를 정렬한다.
시작은 ‘이 책, 이 자리에 맞나?’라는 질문이었다
아침 출근 전,
나는 늘 책장 앞을 가볍게 훑는다.
그러다 문득 멈춘다.
“어… 이 책은 여기 있는 게 맞나?”
“얘는 1층 오른편, 저 책 옆에 있는 게 더 자연스러운데…”
그리고는 책 한 권을 옮긴다.
그 순간, 책장 전체의 질서가 다시 잡히는 느낌이 든다.
집사람은 그런 나를 보고
“변태냐?ㅋㅋ”
하고 웃지만,
나는 책장의 흐름을 점검하며, 내 머릿속 흐름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책장 정리는 내 ‘사고 체계의 시각화’
책은 단순히 정보가 아니다.
책의 배열은 나의 질문, 사고, 관심의 흐름이자, 철학의 배치도다.
- 어떤 책은 실전 전략서로,
- 어떤 책은 철학적 사유의 도구로
- 어떤 책은 글쓰기의 영감으로 내게 작용한다.
그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 바뀌고,
그에 따라 책의 위치도 바뀐다.
문제는 ‘책의 키 높이’다
나는 같은 흐름으로 분류하고 싶은 책들이 있어도
키(높이)가 맞지 않으면 시각적으로 불편하다.
- 이 책은 옆에 두고 싶은데… 너무 커서 튄다
- 저 책은 개념적으로 연결되는데… 작아서 눈에 묻힌다
그 순간,
나는 단순히 정리에서 벗어나
지식과 감각, 구조와 미학이 충돌하는 지점에 서게 된다.
왜 나는 책의 키에 ‘흐름’을 두고 싶을까?
이유 | 설명 |
구조감 | 사고의 흐름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하고 싶다 |
기억 트리거 | 책의 위치와 높이가 연상 기억에 영향을 준다 |
질서감 | 눈에 보이는 정렬이 생각의 안정감을 준다 |
엔지니어 감각 | 기능 + 감각 + 의미를 동시에 맞추려는 본능 |
나는 책을 보는 게 아니라,
책의 배열을 통해 사고의 조율을 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나는 책장을 이렇게 운영한다
- 주제 흐름별로 나눈다
(투자 전략 → 시장 흐름 → 인간 심리 → 철학 → 무위의 삶) - 내용이 바뀌면, 위치도 바뀐다
같은 책도 재독 후 새로운 문맥이 생기면 위치 이동 - 가능한 범위 내에서 키 높이 흐름을 설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또는 중앙에서 퍼지듯 흐르게 구성 - 물리적으로 함께 못 둔 책은 연결 메모 또는 가상서가에 기록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책: 『마음을 쏘다, 활』 – 키 높이 안 맞아 상단 서가에 배치 중"
나는 책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나를 정렬하는 중이다
“책의 키가 다르면 위치가 다르고,
위치가 다르면 관계가 어긋나고,
관계가 어긋나면 흐름이 끊긴다.
나는 그 단절이 싫다.”
그래서 나는
책의 키에도 흐름을 두고,
그 흐름을 따라 나의 사고를 매만지고,
내 삶의 구조를 조율한다.
책은 나를 바라보지 않지만,
나는 책을 통해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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