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의 원리

“밀폐된 유체에 가한 압력은, 유체의 모든 부분에 균일하게 전달된다.”

출처: 나무위키

 

기계를 설계하며, 나는 생각했다

나는 건설기계의 유압 시스템 개발을 오래 해왔다.
보다 강력하게, 보다 효율적으로, 보다 견고하게, 그리고 더 저렴하게...

그 모든 유압시스템 설계의 중심에는 단 하나의 원리가 있었다.
바로 파스칼의 원리.

“밀폐된 유체에 가한 압력은, 유체의 모든 부분에 균일하게 전달된다.”

 

내가 설계한 유압 시스템은 이 원리 위에 서 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파스칼이 '팡세(Pensées)'의 저자라니...,
바로 그 철학자 파스칼과 같은 사람이란 것이다.

 

압력의 과학자, 인간을 사유한 철학자

그는 단지 과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팡세(Pensées)'라는 책을 남긴 깊은 사유의 철학자이기도 했다.

 

'팡세'는 프랑스어로 ‘생각들’이라는 뜻이며,

파스칼이 생전에 쓴 단편 메모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인간의 이성과 감성, 신앙, 존재의 비참함과 위대함에 대한 깊은 사유가 농축되어 있다.

 

원래는 기독교 신앙을 논증하려는 책의 초안이었으나,
그가 생전에 완성하지 못해 단상 모음 형태로 남았다.
그러나 그 파편 같은 문장들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사람들의 내면을 흔든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마음에는 이성이 모르는 이치가 있다.”

 

파스칼은 인간을 ‘생각하는 존재’로 바라보며,
겸손과 고통, 그리고 믿음의 여백 속에서 진리를 찾으려 했다.

그는 인간의 연약함과 동시에,
사유할 수 있기에 위대한 존재임을 설파했다.

 

어느 날, 강물이 흐르는 강가에 앉았다

어느 날 '싯타르타'는 조용히 강가에 앉아 강물의 흐름을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물이 흐른다. (유체가 흐른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돌에 부딪히면 돌아가고, 땅속에 스며들기도 하고, 다시 모여 큰 힘이 된다.

(저항에 부딪히면 돌아가고, 드레인으로 빠지기도 하고, 밀폐된 공간에 모여 큰 힘이 된다.)

 

헤르만 헤세의 '싯타르타'.
말로는 닿을 수 없는 진리를 위해 강가에서 침묵으로 귀를 기울였던 자.

그가 그 강에서 배운 것처럼,
나도 유압 시스템과 유체에서 인생을 배웠다.

"물의 흐름엔 억지스러움이 없다. 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바위도 깎고, 대지도 적시고, 생명을 키운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상선약수)"
- 도덕경 노자

 

유압 시스템, 그리고 인간 시스템

유압 시스템 = 압력 + 경로 + 단면적 → 움직임
인간 존재 = 고통 + 질문 + 수용 → 변화

 

파스칼의 원리는 나에게 단순한 공식이 아니었다.
삶을 바라보는 비유였다.

압력과 유량이 실린더를 움직이듯,
진실이 인간을 움직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흐르게 두는 것.

 

나는 지금도 파스칼 위에 서 있다

나는 여전히 건설기계를 개발한다.
하지만 이제는 내 인생, 내 가족, 그리고 내 영혼도 설계하려 한다.

“나는 유압을 통해 기계를 움직여왔지만,
이제 파스칼을 통해 나 자신을 움직이고자 한다.”

 

그리고 그것은,
생각보다 더 멀리, 더 깊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팡세'에 나오는 또 하나의 가르침,

 

파스칼의 내기 (Pascal’s Wager)

전제: 

“신이 존재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는 반드시 내기를 걸고 살아간다. 그러니 이성적으로 따져보자.”

 

당신의 선택 신이 존재할 경우 신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믿는다 영원한 생명 (= 이득) 윤리적 삶, 평온함 (= 작은 이득)
믿지 않는다 영원한 벌 (= 손해) 아무 일도 없음 (= 0)

 

결론:
“신을 믿는 쪽이 언제나 더 이득이다.
신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도 손해는 없고,
신이 존재할 경우엔 무한한 보상을 얻는다.”

 

'파스칼의 내기'처럼,

나도 삶에 내기를 걸고 있다.

성공을 믿고 열심히 산다.

성공하면 성공해서 좋고,

성공하지 못 하더라도 '좋은 태도'를 얻게 된다.

"이 내기에는 손해가 없다. 결국 나를 이기는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