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도 투자도 결국 나를 세우는 일
'도덕경'을 읽는다.
말하자면, 삶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다.
무너진 건 아니지만,
어딘가 기울고 있다는 걸 몸이 먼저 알아채고 있었다.
나는 지금
덜 흔들리는 사람,
덜 욕심내는 사람,
덜 말하고 더 듣는 사람,
그런 사람으로 살아내고 싶어서
이 책을 펼치고 있는 거다.
'도덕경' 제12장.
“오색(五色)은 눈을 멀게 하고,
오음(五音)은 귀를 멀게 하며,
오미(五味)는 입을 흐리게 한다.”
노자는 말한다.
너를 흔드는 건 ‘밖’에 있는 게 아니다.
너를 잃게 만드는 건 ‘안’의 감각이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또 하나의 문장.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말라"
투자 고전으로 알려진
삼원금천록(三猿金泉錄) 속 세 마리 원숭이.
나는 그 문장을
돈을 지키기 위해, 흔들리지 않는 판단을 위해 읽었다.
그런데 지금,
삶을 다잡기 위해 읽고 있던 도덕경 속에서
똑같은 말이 튀어나왔다.
그 순간, 이상한 침묵이 찾아왔다.
그리고 묵직한 통찰 하나가 따라왔다.
"삶도, 투자도 결국 나를 다시 세워야 가능한 일이구나."
삶을 위해선 마음이 중심을 잡아야 하고,
투자를 위해선 감정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 중심을 세우는 일.
그게 결국은 “자극을 줄이고, 감각을 절제하고, 나를 잊는 훈련”이라는 걸
두 책이, 전혀 다른 언어로 동시에 말하고 있었다.
삶은 중심 없이 지속되지 않고,
투자는 중심 없이 성공하지 않는다.
삼원금천록은
정보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보지 말고, 듣지 말라”고 했고,
도덕경은
본질에 이르기 위해 “오색과 오음과 오미를 멀리하라”고 했다.
이제야 알겠다.
삶과 투자의 본질은 따로 있지 않다.
그 둘 다, 결국은 나라는 사람 위에 세워져야 한다.
오늘 도덕경을 읽으며
삼원금천록을 떠올렸고,
그 둘이 내게 말해주었다.
“네가 흔들리면, 무엇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그러니 먼저, 너 자신부터 바로 세워라.”
질문
-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가?
- 내가 세우려는 삶과, 이루고자 하는 투자는
‘지금의 나’ 위에 바로 설 수 있는가? - 오늘 하루,
감각 하나라도 덜어내고 중심을 회복할 수 있는 여백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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