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ineer's 길(道) - 실행

나는 나를 모르고 있었다 – 철학과 심리학에서 시작된 자기인식의 여정

Jangineer 2025. 6. 25. 11:16

모른다는 것도 모른 채 살아왔다

 

기계와 시스템은 설계할 줄 알았고, 원리를 이해했다.
프로젝트는 분석하고 계획하며 진행해왔다.
하지만 정작 가장 복잡하고 중요한 시스템인 ‘나’ 자신은…
놀라울 만큼 모르고 살았다.

처음엔 그게 문제인지도 몰랐다.
내 감정이 왜 이런지,
같은 실수를 왜 반복하는지,
불안과 분노가 어디서 나오는지...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철학과 심리학은 거울이었다

그러다 철학과 심리학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마음', '감정', '무의식', '인지 오류'…
처음엔 이론 같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이상하게
내 얘기 같았다.

“사람은 자신이 모른다는 것도 모른 채 살 수 있다.”
– '생각에 관한 생각' 중에서

 

철학과 심리학은 내가 보지 못하던 내 모습을 보여줬다.
지금껏 ‘나는 이런 사람’이라 생각했던 것이
환경의 산물, 기억의 잔상, 방어기제의 결과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나’의 일부가.

 

자기이해, 공부의 진짜 시작

철학과 심리학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었다.
자기 이해(Self-understanding)였고,
자기 인식(Self-awareness)의 시작이었다.

 

이제는 안다.
내가 화낼 때, 불안할 때, 움츠러들 때,
그 감정이 어디서 오는지, 왜 반복되는지.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상태 (무의식적 무능)

          ↓

모른다는 것을 아는 상태 (유의식적 무능)

          ↓
알고 나서 행동을 바꾸는 상태 (유의식적 유능)

          ↓
의식하지 않아도 바뀌는 상태 (무의식적 유능)

 

이게 공부의 4단계이고,
나는 이제 겨우 그 첫걸음을 뗐다.

 

철학과 심리학은 단지 도구였을 뿐

결국 중요한 건 책이 아니다.
책을 통해 ‘자기 자신’과 마주할 용기다.
‘나는 나를 모른다’는 자각.
그게 전환점이었다.
그때부터 삶은 조금씩 달라졌다.

 

진짜 공부란

진짜 공부는,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아는 것이고, ‘나’를 바꾸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모른다.

다만,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
내 공부의 시작이 되었다.

 

'논어'의 첫 구절이 이렇게 시작하는 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배우고 수시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 논어 학이편 제1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