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ineer's 길(道) - 실행
50대 인생을 교정하다 - 투명교정 체험기2
Jangineer
2025. 6. 24. 12:40
단식과 인내, 그리고 ‘삶의 리듬’까지 교정한 시간
투명교정기를 끼면 식사는 쉽지 않다.
식사할 때마다 탈착하고,
식사 후엔 반드시 양치하고,
다시 세척한 교정기를 착용해야 한다.
이 과정을 회사 점심시간마다 반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나는 결심했다.
점심은 건너뛰자.
점심을 포기하니, 욕망과 마주하게 되었다
점심을 굶는다고 죽는 건 아니다.
문제는, 습관처럼 먹고 싶은 욕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출함보다도,
"왜 안 먹어?" "조금이라도 먹지?"
하는 주변 시선이 더 뼈를 때린다.
하지만 그걸 견디며 반복하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이건 단순한 식사 생략이 아니다.
“삶을 지배하던 욕구 하나를 조용히 내려놓는 훈련이다.”
싯타르타의 단식처럼, 나도 이제 인내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이쯤에서 떠오른 한 구절이 있었다.
“나는 사고할 수 있고, 인내할 수 있고, 단식할 수 있다.”
– 헤르만 헤세, '싯타르타'
싯타르타는 돈도 권력도 없는 떠돌이 수행자였지만,
자신의 존재가치를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이 지금은 이렇게 들린다:
- 사고할 수 있다 → 욕망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 인내할 수 있다 → 즉각적인 만족을 미루고 기다릴 수 있다
- 단식할 수 있다 → 나를 지탱하는 힘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음을 안다
치아를 교정한다고 시작한 일이었지만,
결국 나 자신을 다듬는 일이 되고 있었다.
교정된 것은 치열만이 아니었다
- 점심을 굶으니 집중력이 올라갔다
- 커피, 간식도 완전히 끊었고
- 몸이 가벼워졌으며
- 생활 리듬이 더 선명해졌다
매일 치아가 0.1mm도 안 되는 거리로 움직이는 동안,
내 삶의 리듬도 그렇게 조금씩, 하지만 명확하게 바뀌고 있었다.
이건 단순히 "건강한 습관"을 만든 게 아니라,
욕망을 조절하며 살아가는 능력 자체를 훈련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제, 나를 조금 더 다룰 수 있게 되었다
투명교정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그 불편함 덕분에 나는 나를 더 잘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삶에서 절제와 통제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이 시간을 떠올릴 것 같다.
"나는 인내할 수 있고, 단식할 수 있고, 무엇보다 나를 설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