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좀 잘 지어라 - 투자 심리를 다룬 대작
왜 제목이 중요한가?
책의 제목은 독자가 가장 먼저 접하는 지적 이정표다.
잘 만든 제목은 독자를 정확한 방향으로 이끌고,
잘못 붙인 제목은 독자를 엉뚱한 기대와 오해 속에 밀어 넣는다.
너무 단순해서 인지 그냥 직역해서 오히려 좋은 - 'The Psychology of Money'
원제 | 국내 제목 | 평가 |
The Psychology of Money | 돈의 심리학 | 저자의 의도와 내용이 제목에 정확히 반영됨 |
모건 하우절은 이 책에서 명확히 말한다.
“투자는 금융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돈과 관련된 사람에 대한 연구다.”
심리학과 금융의 교차점,
행동경제학과 일상의 선택 사이에 놓인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돈의 심리학”을 다룬다.
책의 철학과 표현이 일치하는,
보기 드문 제목 번역의 성공 사례다.
제목이 불편한 대표 사례 - 'Die Kunst über Geld nachzudenken'
원제 | 국내 제목 | 문제점 |
돈에 대해 생각하는 기술/예술 |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 철학적 사유 → 감성 마케팅 문구로 왜곡 |
‘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은 코스톨라니의 평생 화두였다.
그는 시장에서의 감정, 인내, 직관, 유동성까지 모두 생각의 범주로 끌어왔다.
하지만 한국어 제목은 감정에 호소하는 마케팅 카피로 바뀌었다.
내용의 본질인 '사고의 예술'은 사라졌다.
제목이 불편한 대표 사례 - 'Börsenpsychologie'
원제 | 국내 제목 | 문제점 |
Börsenpsychologie(증권시장 심리학) |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 시장 전체의 심리학 → 개인 내면의 감정 싸움으로 왜곡 |
코스톨라니의 이 책은 시장 참여자들의 군중 심리,
금리와 통화 정책에 따른 투자 행동,
‘돈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다룬다.
하지만 제목은 마치 심리학적 투자 멘탈관리서처럼 포장했다.
개인의 감정조절 훈련서로 오해할 수 있다.
제목이 불편한 대표 사례 - 'Thinking, Fast and Slow'
원제 | 국내 제목 | 문제점 |
Thinking, Fast and Slow(빠르게 생각하기, 느리게 생각하기) | 생각에 관한 생각 | 시스템1·2라는 핵심 개념이 보이지 않음 |
카너먼은 인간의 판단 오류를
‘빠른 시스템(직관)’과 ‘느린 시스템(논리)’의 작동 방식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한국어 제목은 핵심 개념의 대비 구조를 제거하고 막연한 철학 에세이처럼 들리게 만든다.
제목이 불편한 대표 사례 - 'Der Weg zur finanziellen Freiheit'
원제 | 국내 제목 | 문제점 |
경제적 자유로 가는 길 | 돈 | 실천적 전략서 → 막연한 자기계발서로 축소 |
보도 셰퍼는 절제, 반복 가능한 전략, 복리의 힘, 시간의 활용 등을 통해
경제적 자유의 실천 로드맵을 제시한다.
그런데 한국어 제목은 단순히 ‘돈’이다.
내용과 방향성, 독자의 기대가 전혀 맞지 않는다.
'돈을 다루는 법'이 아니라
"삶을 다루기 위해 돈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이 책의 핵심이다.
진짜 책은, 원제 속에 있다
책의 제목은 저자의 철학을 응축한 핵심 문장이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번역서에서 제목은 마케팅에 종속되고,
책은 그 철학과 정신을 잃는다.
다행히도 '돈의 심리학'은 달리 바꿔 번역할 이유가 없어서인지... 예외였다.
그래서 오히려 더 돋보인다.
"제목에 속이지 말자.
좋은 책은 ‘내용’뿐 아니라 ‘방향’을 품고 있어야 한다.
그 방향은 대부분, 원제에 가장 솔직하게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