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구조와 문제해결 - 관리,통제

'생각에 관한 생각' 카너만과 공자, 노자, 부처의 만남

Jangineer 2025. 6. 3. 18:23

무지에서 통찰로 가는 길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1. '생각에 관한 생각', 고전의 문을 열다

'생각에 관한 생각'은 심리학, 경제학, 의사결정 이론을 넘나드는 현대 인지과학의 금자탑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정말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하나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며,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성숙은 시작된다.”

 

이 말은 결코 새롭지 않다.
공자, 노자, 석가, 소크라테스…
수천 년 전부터 '무지를 자각하는 자가 진짜 앎을 향해 나아간다'고 말했다.

 

2. 공자 – 무지를 인정하는 것이 앎이다

知之為知之 不知為不知 是知也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한 앎이다 – 논어)

 

카너만은 '시스템 1'의 직관적 판단이
얼마나 많은 오류와 편향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건
자신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이다.

공자에게 진정한 지혜란
바로 “나는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였다.

 

3. 노자 – 앎을 자처하면 병이 된다

知不知 上 不知知 病
(모름을 아는 것은 최상이며, 안다고 착각하는 것은 병이다 – 도덕경 제71장)

 

카너만은 말한다.
확신은 위험하다.
직관의 확신은 감정과 경험의 착각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노자는 이를 일찍이 꿰뚫었다.
무지를 깨달아야 도에 이른다.
알고자 할수록 내려놓아야 하고, 이해하려 할수록 의심해야 한다.

카너만의 시스템 2는 노자의 무위(無爲) 와 닮았다.
작용하지 않음으로써, 진정한 작용을 얻는 것.

 

4. 부처 – 실상은 없다. 인식만이 있을 뿐이다

色即是空 空即是色
(형상은 곧 공이며, 공은 곧 형상이다 – 반야심경)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사후확신, 인과 오류, 대표성 편향 등으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존재임을 본다.

즉,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식대로 해석하며 살아간다.

이것이 바로 불교의 공(空) 개념과 닿아있다.
형상은 실체가 아니라 인식일 뿐이고,
마음이 곧 세계다.

 

5. 소크라테스 – 나는 모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

 

카너만은 인간의 판단 체계를 정밀하게 해부한 과학자지만,
그 결론은 철학자와 같다.

인간은 오류투성이지만, 그것을 자각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6. 통합적 사유 – 판단 시스템 + 철학적 태도

구분  카너만  고전철학
판단 도구 시스템 1, 2 / 직관 vs 분석 심(心), 도(道), 지(知)
오류의 자각 인지 편향, 확신의 착각 무지의 자각, 겸손
개선의 방향 느린 사고, 기준의 설정 무위자연, 중용, 공(空)
인간의 가능성 메타인지, 시스템 설계 도(道)를 따름, 덕(德)을 닦음

 

7. '앎'의 길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생각에 관한 생각'은 단지 뇌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며,
생각의 습관을 고치게 만드는 실천의 도구
다.

그리고 이 여정은,
결국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생각을 의심할 수 있는 자, 그가 진정한 지혜의 문턱에 선 자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앎’의 길 위에 서 있다.
그 다음은, 걷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