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ineer's 골프 - 실행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는 건 노력이 아니라, 그냥 취미다

장지니어 (Jangineer) 2025. 5. 17. 11:46

이 문장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는 건 노력이 아니라, 그냥 취미다.”

 

사람들은 이 말을 가볍게 웃어넘긴다.
하지만 나는 어느 날 실내 골프 연습장에서,

이 말이 단순한 농담이 아니라 삶의 본질을 찌르는 통찰이라는 걸 깨달았다.

 

GDR 골프 연습장에서 본 사람들

십 수개의 타석이 늘어선 실내 연습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크린 게임을 한다.
몇 번 스윙 연습을 하다가 금세 홀 플레이에 들어간다.
왜 그럴까?

  • 실전 감각을 위해?
  • 코스 공략법을 익히기 위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스윙 연습보다 게임이 ‘더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재미는 강력한 동기다.
하지만, 진짜 노력은 재미와는 조금 다르다.

 

나의 방식 – 몰입의 3 요소가 갖춰진 시간

나는 다른 방식으로 연습했다.
스크린 게임은 하지 않았다.
딱 하나의 목적, 하나의 동작에만 집중했다.
매일 200개의 스윙을 반복하며 기술을 ‘깎았다’.

그건 단순한 반복이 아니었다.

 

나는 몰입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몰입(Flow)의 조건으로 다음 세 가지를 말한다:

 

명확한 목표 (Clear Goal)

  • 내 목표는 분명했다.
    “힘을 빼고, 같은 궤도로, 같은 리듬으로 스윙하자.”
  • 이는 내 능력보다 조금 더 도전적인 수준의 과제이다.

명확한 규칙 (Clear Rules)

  • 내 연습에는 나만의 규칙이 있었다.
    “헤드 무게를 느끼고, 헤드를 공에 떨어뜨리자.”
    “마지막 피니시 자세가 무너지면 처음부터 다시.”

즉각적인 피드백 (Immediate Feedback)

  • GDR 시스템은 수치로 피드백을 준다.
    볼 스피드, 클럽 패스, 헤드 페이스 앵글...
    한 번 스윙할 때마다 내 몸의 움직임이 수치로 나타났다.
    즉각적인 수정이 가능했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지니, 자연히 집중하게 되었다.
정신이 맑았고, 생각은 선명했고, 나는 그 순간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재미는 없었다. 

 

노력인가? 아니, 몰입이다

연습장 사장은 그런 나를 ‘초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계속 같은 자세만 반복하니, 아직 배움의 초입이라 본 것이다.

하지만 나는 10년 구력의 골퍼였고,
그 3개월은 내 인생에서 가장 ‘몰입된 훈련’의 시간이었다.

그건 노력이라는 단어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노력은 의식의 산물이고, 몰입은 무의식의 선물이다.

 

"어렵고, 귀찮고, 재미없는 일을 꾸역꾸역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찾아온다."

 

"노력할 수 있는 것도 재능이다?"

이 말은 노력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말끔한 포장 속의 무지다.

노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다.

노력은 조건이 만들어졌을 때 가능한 ‘행동’이다.

 

  • 자신의 능력보다 살짝 높은 수준의 명확한 목표
  • 정확한 규칙 (반복 가능한 구조),
  • 즉각적인 피드백, 

이 세 가지가 갖춰졌을 때, 사람은 몰입하고, 몰입을 지나 의식적 훈련의 구간으로 넘어간다.

그 지점부터가 진짜 ‘노력’이다.

그러니 말하자.

"노력은 재능이 아니다. 노력은 구조이고, 훈련이며, 의지다."

 

당신에게도 묻는다

  • 지금 당신이 하는 일,
    즐기고 있는가? 노력하고 있는가? 몰입하고 있는가?
  •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한다는 이유로
    ‘이건 취미니까 진지하지 않다’고 스스로 평가절하하고 있지는 않은가?

몰입의 상태는 단순한 열정이 아니라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신 상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아주 사소한 곳,
한 동작을 정성스럽게 반복하는 데서 출발한다.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는 건 취미다.
어렵고 힘든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하는 것. 그게 진짜 ‘노력’이다.
그러다 보면 몰입상태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