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마무리] 시장을 바라보는 철학 - 보이는 기술, 보이지 않는 태도
시장을 해석하는 방식은 단순한 분석기법의 선택을 넘어,
그 사람의 세계관과 사고방식, 삶의 태도까지 드러낸다.
이 시리즈는 다음 다섯 개의 중심축을 따라, 시장을 바라보는 철학의 흐름을 따라갔다:
1.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vs 엘리엇의 ‘(보이는) 파동’
+ 엘리엇 파동 이론의 심리적 오류들 – '생각에 관한 생각'의 통찰로 해부
2. 일목균형표 vs 엘리엇 – 형태는 같아도 철학은 다르다
3. 일목균형표 vs 다우이론 – 시장 상태를 해석하는 동양과 서양의 시선
4. 다우 vs 와인스타인 – 해석에서 실천으로, 추세를 매매 전략으로 전환한 이론가들
5. 건설기계 시뮬레이션으로 이해한 일목균형표의 예측 개념
1. 보이지 않는 손 – 자연스러운 질서의 관점
아담 스미스는 시장을 외부에서 강제된 구조가 아닌,
개인의 자유로운 이익 추구가 만들어낸 자생적 질서로 보았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인간의 심리와 욕망이 엮인 결과로서의 질서를 말한다.
이는 구조가 아니라 흐름과 상호작용이며, 인간 심리의 다양성과 유동성을 고려한 깊이 있는 관점이다.
→ 이 관점에서, 시장에 내재한 수학적 구조를 주장한 엘리엇 파동 이론은 심리적 오류의 집합체로 비판받을 수 있다.
2. 엘리엇 파동 – 착각된 구조, 과신된 예측
엘리엇은 과거 데이터를 통해 일정한 파동 구조를 찾아내고,
그것이 자연의 법칙과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패턴 착각, 사후 확증, 과신 효과, 확률 무시 등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경고한 인지적 오류들에 빠진 전형적 사례다.
→ 과거를 설명하는 데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로서는 신뢰성이 낮다.
3. 일목균형표 – 파동이 아닌 흐름을 보는 법
표면적으로는 엘리엇과 비슷해 보이지만,
일목균형표는 예상과 예측의 차이, 현재성과 비교의 지성적 태도, 복잡계로서의 시세 판단을 강조한다.
그 철학은 단순한 차트 신호가 아닌, 시장과 인간 심리를 통합적으로 해석하려는 시도였다.
→ 따라서 일목을 엘리엇식 예측 도구로 오해해선 안 된다.
일목균형표는 시장의 상태를 읽고 균형을 진단하는 ‘관찰과 통찰의 도구’다.
4. 다우이론 – 질서를 찾아가는 언어화
다우는 시장에 존재하는 질서를 ‘추세’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그는 시장을 3단계 구조(주 추세 – 조정 – 단기 변동)로 분해해, 시황을 설명하고 흐름을 이해하려 했다.
이는 시장에 질서가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정리한 관찰자적 태도였다.
→ 일목균형표는 다우이론과 철학적으로 동등하다. 시장의 흐름을 읽되, 판단의 기준과 철학이 다를 뿐이다.
5. 와인스타인 – 실전에서 작동하는 전략
와인스타인은 다우의 ‘추세 개념’을 가져와 4단계 구조(Stage 1~4)로 재정비하고,
이를 통해 매수/매도 타이밍을 실질적으로 제시했다.
- Stage 1: 바닥 다지기
- Stage 2: 상승 추세 (매수 구간)
- Stage 3: 천정권 (경계 구간)
- Stage 4: 하락 추세 (매도 구간)
→ 그는 시장 해석을 넘어,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이론을 전환한 인물이었다.
시장은 해석의 대상이자 참여의 대상이다
- 스미스는 시장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보았다.
- 다우는 그것에 언어를 입혔고,
- 일목산인은 흐름을 입체적으로 관찰했다.
- 와인스타인은 그 흐름을 타고 실천의 전략을 만들었다.
그 와중에, 엘리엇은 존재하지 않는 수학적 질서를 상상하여 시장을 잘못 오독했다.
시장을 해석하는 일은 철학이며,
그 철학 위에 전략을 세우는 것이 트레이더의 길이다.
대가의 책은 철학서다
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파동이 아니라 흐름이다.
그리고 그 흐름을 단순히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깊이 이해하고 타고 오르기 위해, 우리는 시장을 공부한다.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다룬 일목균형표는 단순한 지표가 아니다.
일목산인은 평생을 시세 연구에 바친 수행자였고,
'일목균형표' 몇 권의 책에 그가 깨달은 모든 것을 다 담을 수도, 전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책 곳곳에 이렇게 썼다:
"공부하라. 관찰하라. 비교하라. 기록하라.
그래야만 진정 시세에 올라탈 수 있다.
나의 분석이 완성이라 말하지 않겠다. 후배들이 더욱 발전시켜주기를 바란다."
나는 그가 도달한 깨달음에 닿지 못하겠지만,
그의 철학과 태도를 따라, 나 역시 매일 시세 앞에서 정진하고자 한다.
마치 내가 건설기계의 작업 성능을 시뮬레이션하며 최적의 구조를 찾았던 것처럼,
시장의 흐름 속에서도 이상적인 리듬과 구조를 찾아가는 훈련을 계속할 것이다.
결국, 대가의 책은 모두 철학서다.
지표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대하는 태도가 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