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ineer's 길(道) - 실행

몰라봐서 미안하다 - '뤽 베송', 존재와 무(無)

Jangineer 2025. 5. 3. 09:07

예전엔 몰랐다.
총과 폭탄, 암살자.
뤽 베송의 영화는 시끄럽고 자극적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겠다. (오해일수도 있다...)
그는 총을 들고 ‘무위(無爲)’를 말하고 있었다.
그가 쏜 건 총알이 아니라, 존재의 질문이었다.

 

루시(2014년) - 자궁에서 무로

“When we understand everything, we become nothing.”

 

배 안에 숨겨진 약물이 퍼지며,
평범한 여성이 초월적 존재로 진화한다.
지식을 넘어서 뇌의 100%를 쓰는 순간,
그녀는 사라진다.
존재는 유에서 무로 간다.
이건 단지 액션 판타지가 아니다.
도덕경 1장을 스크린으로 옮긴 것 같다.

 

제5원소(1997년) - 전지전능한 존재가 배운 것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는 존재.
하지만 지구에 대해 알게 된 순간, 그녀는 멈춘다.
폭력, 전쟁, 탐욕…
그 끝에서 그녀는 '사랑'을 배운다.

능력만으로는 구원이 없다.
‘절대’가 아닌 ‘연결’이 구원을 만든다.

지(地), 수(水), 화(火), 풍(風), 다음 제5원소 공(空).

 

레옹(1994년) - 무가 유를 안았을 때

살인청부업자, 레옹.
아무것도 없이 살던 남자에게
어느 날 ‘소녀’가 들어온다.

그리고 그는 변한다.
무심한 존재가, 전부를 걸게 되는 순간.
죽음 앞에서 심은 한 그루 나무.
그 나무는 ‘존재의 감정’을 말한다.

 

니키타(1990년) - 시스템에서 탈출한 자

국가에 의해 살인자로 재구성된 한 여자.
니키타는 살지만 죽어 있었고,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자신으로 살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다.
그 선택은 폭력적 해탈이자,
“나는 나로 존재하겠다”는 선언이다.

 

뤽 베송, 그는 누구인가?

그의 영화는 겉보기엔 자극적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일관된 흐름이 있다.

 

총을 들고 무위를 말하고,

폭력으로 구원을 이야기하며,
액션으로 존재를 묻는다.

 

어쩌면 그는
프랑스판 노자일지도 모른다.

 

나는 왜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나

예전엔 안 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게 보인다.
이제야 나는,
연결의 흐름, 존재의 무게, 해탈의 리듬
조금씩 느낄 수 있다.

그건 투자와도 닮았고,
골프와도 닮았다.
억지로 쏘는 화살이 아니라,
스스로 날아가는 화살을 기다리는 일.

 

혹시 우리도,

뤽 베송이 던진 질문을 너무 늦게 눈치챈 건 아닐까?

 

 

# 부록 - 나름 나의 시각을 정리해 봤다.

1. 아래 4편 모두 “주인공의 존재 방식이 전환되는 서사 구조”를 갖는다

영화 초반 상태 전환 계기 후반 상태
루시 인간, 피해자 약물 주입 무형의 존재, 無로의 귀결
제5원소 신적인 존재, 혼란 인간과 사랑 감정의 통합, 구원자
레옹 킬러, 무감각 소녀와의 관계 감정을 품고 죽음을 선택
니키타 시스템 속의 병기 감정, 사랑 제도 탈출, 독립된 인간

→ 모두 존재의 전환, 또는 '탈(脫) 규정성'을 통해
무위에 가까운 상태로 흐르는 서사적 구조를 따른다.

 

2. “폭력과 구조의 언어”를 통해 “구원과 해탈”을 말한다

  • 액션, 총, 시스템 → 모두 형식적 폭력의 언어
  •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등장인물은 '벗어나려는 자들'
  • 그 벗어남은 ‘더 강력한 힘을 얻는’ 게 아니라, '덜어내고 사라지는’ 쪽
  • 이것은 노자 철학의 핵심: 무(無), 무위(無爲)

 

3. '결과'가 아닌 '방향'

  • "이 영화 어떻게 끝났지?"가 아니라
  • "이 인물, 어떤 흐름 속에서 존재했지?"로 보면,

수직적 결론이 아니라, 수평적 흐름을 보는 시선,
→ 그것이 바로 동양적 철학자 또는 전략가의 시선이다.

 

 

# 부록 -  일반적인 평가는 이런 듯:

1. 시각적 스타일리스트
→ 강한 색채, 감각적 영상미, 음악과 액션의 융합

2. 팝 철학자 또는 스타일리시한 엔터테이너
→ 철학보단 ‘쿨한 느낌’, ‘독특한 여성 캐릭터’, ‘비주류적 영웅’

3. 비판적 시각

→ “내용은 얄팍한데 포장은 화려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음

→ 특히 '루시'나 '제5원소'는 “B급 감성에 A급 예산”이란 말도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