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gineer's PMP - 삶의 프로젝트
접지와 누전(외전 8) - 무심하게 안전한 집: 노자 그리고 가장의 도
Jangineer
2025. 4. 30. 09:33
접지와 누전 시리즈가 끝났다
사건이후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집의 전기 안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 누전의 원인을 찾고,
- 접지 상태를 점검하고,
- 구조적 문제는 차선책으로 대응하고,
- 제품 하나하나의 클래스까지 확인하고,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조치가 끝났다.
그런데 가족의 반응은…
- 집사람은 이제 "접지"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를 친다.
- 아들이 실수로 전등을 켰다 껐다 했더니
자지러지게 놀랐다.
전기 또 나간 줄 알았단다.
그래서 이제는
접지 얘기, 입 밖에 꺼내지 않기로 했다.
(물론 마음속 시스템은 언제나 작동 중이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노자의 말
“상선약수(上善若水)”
“무위이화(無爲而化)”
“백성은 그 존재만을 안다.”
노자가 말한 이상적인 지도자는
말하지 않고, 다스리지 않고,
하지만 세상은 스스로 흐르도록 돕는 사람.
무심하게 안전한 집
이제 우리 집은
- 접지 상태는 정비되었고,
- 누전차단기는 정상 작동하며,
- 고위험 기기들은 모두 단독 보호되고,
- 이중절연 제품은 구별되었으며,
- 모두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가족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말없이, 안전하게 살고 있다.
"그가 일을 마치면
백성은 말하길 ‘스스로 된 줄’ 안다."
- '도덕경' 제17장
“말 없이 흐르게 하는 것.
그것이 가장의 도(道)다.”
무심하지만 의식된
이제 나는 무심한 듯 살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방치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지킨 다음에 오는 무심함이다.
- 말하지 않아도 기준은 있다.
- 보이지 않아도 시스템은 작동한다.
- 알리지 않아도 안전은 유지된다.
"나는 전기를 다스리지 않는다.
전기는 스스로 흐른다.
나는 다만, 그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글은
- 긴 접지 여정의 유쾌한 마무리이자,
- 가장의 책임에 대한 철학적 선언이며,
- 말 없는 관리가 주는 신뢰의 증명이다.